1승 1무 2패

축구/관전평 2010/06/29 14:44 |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기를 보고 여러사람들이 갖가지 평을 하고 있는데, 웹서핑하다가 마음에 드는 축구 기사를 봐서 포스팅 해본다. 이런 글이 왜 일본에서 나오고 한국에서는 안나오는지 몰라.

일본 축구팬 “한국 축구는 정말 매력적”

... 이러한 수비조직력만 놓고 보자면 결승 토너먼트 진출국 중 우루과이와 일본이 가장 좋다. 이들은 자기 골 에어리어 근처에서 패스미스 같은 걸 거의 안 한다. 오밀조밀한 패스도 하지 않는다. 무조건 공중볼로 뻥뻥 차 낸다. 나카자와 유지가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그는 공이 오면 무조건 공중으로 차 낸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중으로 높이 차 올리면 시간을 벌 수 있다. 그 동안 골 마우스 앞 수비수들이 다시 한 번 자기가 맡아야 할 선수를 확인한다. 또 공이 높게 뜨면 뜰수록 상대 공격수의 볼터치가 곤란해진다." 그에게 있어서 이 '볼 클리어링'은 일종의 철학이며 이것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 90분 내내 지속되는 '집중력'이다. ...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의외로 일본의 경기력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낫다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결과만 놓고 보자면 일본은 우리처럼 강팀에게 대패하지 않았고, 3골이나 넣은 경기도 있으며 3경기에 2실점 밖에 하지 않는 놀라운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놀라운 수비력의 정체는 무엇인가? 안그래도 늦은 시간 경기 보는 사람 더 졸리게 만드는, 수비수들의 무조건 반사적인 클리어링. 솔직히 덴마크전은 보지 않아서 뭐라고 하지 못하겠고, 카메룬과 네덜란드 경기에서는 '월드컵에서 저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클리어링으로 일관하는 일본 선수들을 보니 '우리는 공을 컨트롤해서 압박해 들어오는 상대방을 이겨내고 안전하게 우리편에게 패스해줄 자신이 없다'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일본은 처음부터 자신들이 상대팀보다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계속적인 클리어링으로 상대방의 김을 빼고 전방 공격수의 로또 한방을 기대하면서 경기에 임했다는 뜻이다.

  반면에 한국 선수들은 비록 순간순간 집중력 저하로 위험천만한 패스미스를 종종 범했지만(지난 청소년 대회에서도 마찬가지) 자신감있게 페인트로 상대방을 속이고 여유있게 패스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특히 김정우 선수) 박지성 선수는 확실하게 공을 간수하는 능력과 스피드를 살린 돌파, 멋진 킬러패스를 여러 개 넣어주면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해주었다. 크로스 하나 만큼은 확실히 유럽수준인 차두리 선수도 좋았고, 공격수의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수비수 실책을 유도하고 2골이나 넣었던 것도 이전의 월드컵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 세트피스 또한 이번 대회는 3개나 성공시키면서 확실한 득점원이 되어주었다.

호나우지뉴인줄..

이건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박카카와 소녀슈팅

차두리의 유러피언 크로스

박사비님의 패스 후 즐라탄의 슈팅을 기대했으나...


   아쉬웠던 점은 3경기 연속 초반에 실점하던 모습과 공격수들의 결정력 부족. 수비라인은 카리스마 있고 노련한 센터백이 없다는게 아쉬웠다. 오죽하면 풀백인 이영표 선수가 수비라인을 조율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을까? 조용형 선수에 대한 비난는 많이 사그라든거 같은데, 내가 볼때는 센터백이 지나치게 상대 공격수에게 덤벼들다 훼이크에 속고 몸으로 억지로 막다가 파울하는 장면이 많이 보였다. 수준급 공격수들을 막기에는 대인방어 능력이 좀 떨어지는 듯한 느낌.

  이동국 선수는 출전시간자체가 적었는데, 마지막 순간의 슈팅을 놓쳤다는 이유로(운만 따라줬다면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빠질 수 있었던 슛이었다.)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을것이 뻔하기에 넘어가겠다. 비난에 대한 쉴드 차원인지 부상이 알려진 것보다 심햇다는 기사가 뜨던데, 그럼 부상선수를 데려간 잘못은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모두가 칭찬해 마지 않는 이청용 선수도 이번 월드컵 경기들을 곱씹어보면 노마크 찬스에서 골키퍼에게 안겨주는 슛팅을 많이 했다. 본인도 한 TV 프로그램에서 슛팅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던데 앞으로 많은 보완이 있기를. 박주영 선수는... 점프만 하다가 힘 다 뺀듯.

  박지성 선수의 말대로 세계와의 격차가 많이 줄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하는 대회였던거 같다. 한국팀의 스타일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완성도가 좀 떨어졌을 뿐이다. 16강 진출과 1승1무2패의 전적이면 굉장한 성공이다.

  아무튼 우리나라팀 떨어졌으니까 애국심은 빼고 축덕의 자세로 돌아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즐기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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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승한 2010/06/29 19: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동궈는 슛을 세게 찰라했는데 삑사리 난 것 같아서 안타깝다

    저런데서 좀 여유있는 포워드가 필요한데..

  2. BlogIcon 허원 2010/06/30 19: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애국심을 떠나기는 힘들지만 가장 재밌었던 한국 경기였어요

    특히 아르헨전, 골도 많이 나고 보여줄 것도 많이 보여줬고요

    울과이전은 아쉽지만 운이 없었던게 제일 큰것 같아요

    이제 축덕 본연의 자세로 독일 대 아르헨 경기를 봐야겠어요

  아무래도 모든 평가는 결과에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는가보다. 그리스전 승리 때는 월드컵 16강은 떼논 당상인것 같은 분위기더니 아르헨티나전에서 대패하자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졸전이었다라며 비난 일색이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전에서 비기고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며 난리다. 예선 3경기 1승1무1패라는 성적은 지난 2006년 대회와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일단 이번 경기는 아르헨티나전에 비하면 굉장히 운이 따라준 경기였다. 아르헨티나전과 마찬가지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하였는데 이정수 선수의 행운의 골을 비롯해서 - 물론 굉장히 연습을 많이 한 세트피스 패턴이겠지만 분명히 머리로 넣을려는 의도와 상관없이 다리에 맞고 들어갔으니 - 포스트를 강타한 슛을 비롯해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린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패했을 것이다. 만약 2:3으로 패했다면 세 팀이 나란히 1승2패를 기록하게 되고 득실에서 앞서는 나이지리아가 진출할 수 있었으니 나이지리아 입장에서는 정말 아쉬울듯.

  김남일 선수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겠다. 리플레이를 돌려봤지만 침투하는 나이지리아 선수를 잘 마크해서 공을 차지했고, 상대선수를 곁눈질로 보며 턴하는 과정에서 터치의 실수가 있었던거지 재주를 부릴려고 했던건 아니니까. 그보다 일대일 상황이 될뻔한 기성용의 패스미스가 훨씬 위험한 플레이였다. 다행히 김정우 선수가 잘커버하면서 위기를 넘겨지만 말이다.

  첫 골에 대해서도 차두리 잘못이다, 정성룡 잘못이다 댓글들이 많던데, 내가 볼 땐 나이리지아 선수들의 플레이가 좋았다. 측면에서 박지성, 김정우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올린 크로스도 좋았고, 차두리 뒤에서 달려들며 발을 갖다댄 공격수도 좋은 플레이었다.

  가장 믿을만한 선수는 역시 박지성이었다. 소속팀 맨유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대표팀에서는 에이스답게 공이 연결되기만 하면 거의 실수없이 의미있는 플레이가 나온다. 화려하진 않지만 볼컨트롤이 가장 안정적이다. 반면에 좀더 젊은 선수들은 - 이청용, 박주영 등 - 어릴 때부터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영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세대여서 그런지 화려하고 센스가 넘치지만 성공율에서 약간 아쉬운 감이 있다. 염기훈은 우리팀보다 상대팀의 역습에 더 공헌을 많이하는 듯한 느낌.

  어찌되었건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생각보다 괜찮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3경기 5골. 물론 따져보면 3골이 프리킥 상황이었고 2골은 상대 수비수의 치명적 실수에서 비롯된 거지만  매 경기 득점을 하고 있다는 건 상당한 자신감을 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의 지적대로 다음 경기의 관건은 수비력이 될 거 같다. 수비상황에서 차범근 해설의 말처럼 대형을 유지하지 않고 전방의 선수들이 제각각 공을 향해 달려드는 경향이 있던데 그런 점은 보완해야되지 않을까. 그리고 후반에는 김보경이나 이승렬같은 젊은 선수들을 빨리 투입해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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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허원 2010/06/23 21: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동방예의지국 슛이 살렸네요.
    운이 많이 따랐던 경기 같은 느낌이였어요
    나이지리아 분명 3골 정도 더 넣을 수 있었는데...

    그나저나 수비가 정말 문제네요 ㅠ

    • Joon 2010/06/24 10:04 Address Modify/Delete

      1승1무1패로 16강 진출도 참 운이 좋은거구요.
      가끔 운좋을때도 있어야죠ㅎㅎ

  경기 결과만 두고보자면 4:1 참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후반전 시작 후 세 번째 골을 먹기 전까지는 대등한 위치에서 경기를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아마 선수들도 '아르헨티나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생각보다는 '이번 경기는 너무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은 꺾이지 않았을거 같다.

  이른 시간에 자책골을 주게되면 시작부터 굉장히 분위기가 안좋을 수 밖에 없었고 두 번째 골마저도 뭔가 찜찜하게 준 상황이었다. 그러나 운 좋게도 전반 막판 상대 센터백의 실수가 나왔고 이청용이 바로 침착하게 응징해주면서 좋은 분위기로 전반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후반에 좋은 흐름 속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마음이 급해지면서 수비수들까지 공격에 가담하자 빈틈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아르헨티나는 날카로운 역습으로 두 골을 성공시켰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 감독이 한국에는 메시같은 선수가 없다고 한 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일본이나 스위스가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카메룬이나 스페인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을 때는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사용했다. 특히나 일본은 볼 소유권을 유지할 생각이 전혀없는듯한 클리어링으로 일관해서 상대팀과 관중들의 김을 빼면서 이기고도 최악이라는 평을 받았다.

  반면에 한국은 용감하게 맞상대를 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극단적인 수비축구가 아닌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대등한 플레이를 해줬다. 아마 전반전을 동점으로 마칠 수 있었다면, 혹은 후반전에 염기훈이 결정적인 찬스를 살려줬다면 무리한 공격으로인해 수비가 무너지지 않았을거다.

  전술의 실패다 용병술의 실패다라는 식의 감독탓을 하는 분위기도 약간 있는거 같은데 용병술의 실패는 좀 공감하지만 전술의 실패라는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히딩크가 2002년에 이탈리아를 상대로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넣는 도박을 한 것처럼 충분히 모험을 해볼만한 상황이었다.  어차피 조별예선은 한 번 진다고해서 탈락하는게 아니니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강팀이었지만 넘사벽은 아니었다.

p.s. 용병술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볼을 끌기만 하는 염기훈과 축구선수라고 보기엔 운동능력이 너무 떨어져보이는 기성용, 볼을 잡고 생각하는 이동국은 정말 아닌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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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한 2010/06/18 19:1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죽일놈의 허기훈을 좀..

    기성용은 뒤뚱거리는게 영...

    후반에 염기훈을 빼고 이승렬을 좀 뛰어다니게했으면 어땟을까.

  2. BlogIcon 허원 2010/06/19 05: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메시 이과인 테베즈 아게로 ....

    재미없는 뻥축구를 구사하기 보다 차라리 지더라도 뭔가 해보려는 건 보기 좋았죠.

    다만 윙'빽'의 오군과 갑자기 굳어버린 조군이 안타깝더라고요

    • Joon 2010/06/21 09:42 Address Modify/Delete

      전 솔직히 처음부터 질거라고 생각했고 그냥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수준높은 플레이나 보자는 생각도 있어서였는지 크게 안타깝거나 그렇진 않더라구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얼마 안남았다. 정확한 현지 시각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6월11일 금요일 8시50분에 SBS에서 개막식을 중계방송한다. 물론 SBS 단독중계다. 이번 SBS 단독중계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자면 '과연 SBS는 피파에 지불한 중계권료를 뛰어넘는 이익을 올릴 수 있을것인가?'라는 의문이 먼저 든다. 『피파의 은밀한 거래』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피파가 부패한데다 돈벌이에 눈이 먼 조직이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라 이런 식의 뒷거래가 새삼스러워 보이지도 않는다. 문제는 '축구'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본다기보다 축구'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는 사람이 많은 한국에서 '우리'대표팀 이외의 경기는 과연 시청률이 얼마나 나올까 하는 점이다. (그 점을 인식해서 광고를 패키지로 파는 것긴 하다만 말이다.) 그리고 조별경기만 해도 한조에 6경기씩 8조면 48경기에 동시에 진행되는 경기도 있을테니 모두 중계하는 것도 무리일테고 적절히 나눠서하면 좋을텐데. 한국 경기 정도만 독점해도 남는게 많을거 같은데 욕심이 과한듯.

  일단 월드컵 분위기를 살리는 의미에서 개막 첫 주 중계방송 시간만 살펴보겠다. 이 후 경기는 다들 알아서 잘 찾아볼거 같으니 생략.

  개막식, 콘서트 이런거 패스하고 첫 경기가 10시40분 남아공 : 멕시코 경기. 시간도 늦고 수퍼스타도 눈에 띄지 않으니 패스. 12일 새벽 3시 우루과이 : 프랑스 경기도 너무 늦어서 패스. 다음날 하이라이트로  보거나 (우리집에선 유료채널인) SBS스포츠로 재방송 보거나 해야할 듯.

토요일 20시에 드디어 대한민국 첫 경기가 있다. 상대는 그리스. 이후에 11시부터는 아르헨티나 : 나이지리아의 경기. 아르헨티나 정도면 같은 조가 아니라도 관심이 갈만한 경기니까 재방송을 보더라도 챙겨서 볼듯.

일요일 새벽 3시 잉글랜드 : 미국. 이것도 패스. 새벽에 일어나서 축구보고 다음 날을 시작하는 건 고등학생때나 가능했지 요즘은 늙어서 무리.

일요일 저녁 8시 알제리 : 슬로베니아. 의문의 편성. 과연 이거 누가볼까? KBS2 '수상한 삼형제 + 개그콘서트'에 밀릴거 같다.

일요일 밤 10시30분 세르비아 : 가나. 이것도 뭐 어지간한 축구팬 아니라면 안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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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월드컵은 뽐뿌.

    Tracked from 블로그에 핀 파란선인장 2010/06/10 17:22  Delete

    축구는 뽐뿌야. 얼마전 '남자의 자격'에서 경규옹이 하신 말씀. 개인적으로는 '축구'보단 '월드컵'이 뽐뿌라고 생각해서 제목을 저렇게 적어 봤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특수를 노리기 위해 모든 이익단체들이 열심히 뽐뿌질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의연하게 자신의 할 일만을 해 오던 나도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니까 심장이 벌렁거리는 건 숨길 수 없는 듯하다. 역시나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느냐 하는 문제.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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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란선인장 2010/06/10 17:2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적절하네.

  2. BlogIcon 승한 2010/06/11 21:0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다음팟 전경기 중계 한다고 본 것 같다

  새벽에 U-20 월드컵 대한민국 대 미국의 경기가 있었다. 이번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지난 수원컵, 얼마전의 독일전 등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시청하기로 결정. 01:30분 경기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알람을 맞춰놓고 자다 일어나서 보기로 결정했다. 11시쯤에 잠들었으니 대략 2시간 30분 취침 후 기상한 셈인데 눈 뜰때의 느낌은 군시절 불침번 근무 때문에 일어나던 느낌이랄까?

  선발 선수 명단이나 포메이션은 독일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독일전에서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던 최전방 공격수 박희성도 그대로 나왔고, 스타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이승렬과 조영철도 그대로 벤치에서 대기했다.

  어린 선수들은 스피드에 의존하고 무조건 앞으로 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드리블이나 패스 모두 전방으로만 향하다 차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체력은 금방 떨어지고 경기는 잘 풀리지 않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공을 돌리면서 공의 소유권을 유지하는게 중요한데 이는 수비수들에게도 공격수 못지않은 볼컨트롤 능력을 요구하는지라 왠만한 팀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전술이다. 몇 번 공을 돌리다 상대팀의 압박에 자칫 실수라도해서 공을 빼앗긴다면 곧바로 위험한 기회를 제공하게되고 몇 차례 그런 상황을 겪다보면 수비수들은 겁을 먹고 뻥뻥 걷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재 대표팀은 수비수와 미드필더간의 패스 플레이가 상당히 잘 이루어지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세워서 숫자를 늘린 점도 도움이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수들의 볼 컨트롤 능력이 상당히 좋다는 말이다. 확실한 기회가 아니라면 서둘지 않고 공을 돌리면서 공간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뿐이라면 점유율만 높고 상당히 지루한 경기가 되기 쉽다. 수비가 아무리 잘 이루어져도 공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면 팀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서 공격을 풀어주는게 좌우의 측면 공격이다. 대표팀의 또 하나의 강점을 뽑아보자면 측면 자원들의 스피드다. 우선 좌우 윙백들이 상대 윙어들에게 스피드로 돌파당하는 장면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우리의 윙어들은 상대 윙백들을 손쉽게 돌파하고 크로스를 올려주고 있다. 특히 독일전에서는 우리 공격수가 공을 가지고 정지한 상태에서도 수 차례 돌파를 성공할 정도로 압도적인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강팀을 만나면 항상 몸을 날리는 육탄수비와 소수 공격수의 답답한 역습만이 떠오르던 대표팀이었는데 이번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력은 오히려 우리가 실력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해간다는 느낌이었다.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포워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과감한 중거리 슛의 시도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겠다. 독일전에 부진했던 박희성 선수가 이번에는 두 번째 골의 어시스트가 된 크로스와 페널티킥이 될 뻔한 반칙을 이끌어낸 패스를 해주는 등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존재감이 그렇게 커보이진 않았다. 중앙에서의 공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격패턴이 단조로워지면서 한계가 드러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후반으로 가면서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와 미드필더간의 간격이 벌어지고 공을 돌리지 못하면서 롱패스, 전진 패스가 잦아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상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크게 단점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좀 더 높은 수준의 팀을 만나게 된다면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상승세를 타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대표팀인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도 않을까하는 예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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